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하나 더 사려고 오늘 주문을 넣었는데 안 나간다면 이유는 하나다. 계좌에 현금 3,000만원이 없어서다. 기본예탁금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랐고, 그게 시작되는 날은 8월 5일이 아니라 7월 31일이다.
지난 7월 16일 발표문에는 분명히 두 날짜가 적혀 있었다. 그 일정이 29일 밤 회의에서 하루로 합쳐져 앞당겨졌다. 나는 금액이 3배가 된 것보다 예탁금을 세는 방법이 바뀐 쪽이 훨씬 세다고 본다. 어제까지는 계좌에 든 주식도 예탁금으로 쳐줬기 때문이다.
바뀐 날짜와 계산법, 이미 산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당국이 다음으로 준비하는 것, 그리고 2배 상품이 반토막이 나는 구조를 차례로 적는다.
1.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가 시작되는 날
시행일은 7월 31일이다. 아직도 여러 글에 적혀 있는 8월 5일이 아니다.
지난 7월 16일 관계기관 합동 보완방안이 나왔을 때 일정은 두 단계였다. 8월 5일쯤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8월 19일쯤 주식·채권 같은 대용증권을 예탁금 계산에서 빼 현금만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매매수량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넓히는 것은 11월이었다.
그런데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가 이 일정을 전부 당겼다. 두 단계가 31일 하루로 합쳐졌고, 20좌 단위도 앞당겨 시행한다. 국내 상장 상품만이 아니라 해외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살 때도 같은 예탁금을 채워야 한다.
그래서 지금 검색해 보면 8월 5일이라고 적힌 글이 먼저 나온다. 두 주 사이에 발표가 두 번 있었고, 나중 것이 앞의 날짜를 덮었다.
2. 주식 3,000만원이 예탁금이 안 되는 이유
예탁금은 계좌 평가액이 아니라 현금이다. 3,000만원어치 주식을 들고 있어도 예탁금은 0원이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채울 때 주식·채권 같은 대용증권을 일정 비율까지 쳐줬다. 현금이 얼마 없어도 들고 있는 주식으로 문턱을 넘는 계좌가 많았다는 뜻이다. 한 대형 증권사 자료를 보면 이 상품에 투자하는 고객 44,558명 가운데 계좌 예탁금이 3,000만원을 넘는 사람이 86.8%였다. 금액만 3배로 올려서는 걸러지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계산이 여기서 나왔다.
현금만 인정하기로 하면서 그 계산이 뒤집혔다. 대용증권을 팔아도 현금으로 결제돼 계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탁금으로 안 친다. 오늘 팔아서 오늘 사겠다는 계획은 성립하지 않는다.
증권사가 거래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이 기준을 3,000만원 아래로 낮춰 주는 것도 함께 막혔다.
3. 이미 산 사람은 팔아야 하나
아니다. 갖고 있는 것을 계속 들고 있거나 파는 것은 막지 않는다.
걸리는 건 사는 쪽이다. 처음 사든 추가로 사든, 이 상품을 새로 사는 주문에는 전부 현금 3,000만원이 필요하다. 물타기를 하려던 사람이 정확히 여기서 멈춘다.
멈춘 자국이 숫자로 이미 보인다. 시행 하루 전인 30일, 개인이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120억원 순매수했다. 전날은 2,369억원이었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878억원에서 49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날 16개 상품 전체 거래대금은 15조원에서 12조4,000억원이 됐다.
반대로 하락에 거는 쪽으로는 돈이 갔다.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 개인 순매수가 84억원에서 208억원으로 늘었다. 문턱을 세운 날, 사람들이 방향을 바꿔 들어간 것이다.
4. 당국이 준비하는 다음 조치
예탁금이 문턱이라면 다음에 오는 것은 한도다. 지난 29일 회의에서 개인별 투자한도를 두기로 정했다.
내가 가진 전체 투자자산 중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할 수 있는 비율에 상한을 두는 방식이다. 정부가 예로 든 숫자는 20%다. 지금은 전 재산을 여기에 넣는 것이 가능하다. 산정 방식은 증권사와 협의해 정하기로 했고, 시행 시기는 아직 안 나왔다.
같이 추진되는 것이 셋 더 있다. 주문을 넣고 취소하기를 반복하는 거래에 비용을 물리는 과다호가부담금, 사전교육에 더해 모의거래를 이수해야 살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급할 때 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을 2배에서 1.5배로 낮출 수 있게 하는 법 개정이다.
불과 2주 전인 7월 16일에는 배율을 못 건드린다고 했다. 이미 나온 상품의 배율을 바꾸려면 수익자총회를 열어야 해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 말이 2주 만에 바뀌었다.
5. 2배인데 반토막이 나는 이유
이 상품은 하루 수익률의 2배를 따라간다. 한 달 수익률의 2배가 아니다.
기초 종목이 100에서 20% 떨어져 80이 되고, 다음 날 20% 올라 96이 됐다고 하자. 주식을 든 사람은 4% 손실이다. 같은 길을 2배 상품은 첫날 40% 빠져 60, 다음 날 40% 올라 84로 걷는다. 16% 손실이다. 오르내리기를 반복할수록 원금이 깎인다.
금융위원회가 사전교육에 넣은 실제 사례가 더 분명하다. 2025년 1월부터 1년간 미국의 한 종목 주가는 18% 올랐다. 같은 기간 그 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은 20% 손실이었다.
방향을 맞혀도 진다.
국내에 ETF를 처음 들여온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이 상품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상장폐지가 아니라 자연사시켜야 한다고 적었다. 상품을 만들어 파는 쪽에서 나온 말이다.
이번 조치는 상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는 사람을 줄이는 것이다. 배율은 그대로 2배고, 오늘 계좌에 현금 3,000만원이 있는 사람은 어제와 똑같이 살 수 있다. 규제가 세졌다는 말과 내 손실이 줄어든다는 말은 다르다.
자주 묻는 질문
매매단위 20좌는 1좌 가격의 20배가 최소 주문금액이 된다는 뜻이다. 1좌가 1만5,000원이면 1만5,000원이 아니라 30만원부터 주문이 들어간다.
지수형 레버리지 ETF는 이번 대책의 대상이 아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따라가는 단일종목 상품이 대상이고, 지수형은 따로 발표가 없는 한 기존 기준을 그대로 쓴다.
상장폐지 조건은 상품이 아니라 기초 종목 쪽에 걸려 있다. 시가총액·거래량 같은 요건 중 하나라도 절반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가 3개월 이어지면 상장폐지할 수 있게 거래소 규정을 고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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