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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이블코인 뜻 종류, 같은 1달러라도 담보와 상환 조건은 다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금 같은 기준 자산의 가치에 맞춰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한 디지털 자산이다. USDT와 USDC는 1개당 1달러를 목표로 한다. 다만 이름에 ‘안정적’이라는 뜻이 들어 있어도 원금을 보장하는 코인은 아니다.

    종류는 크게 법정화폐·금융자산 담보형, 암호자산 담보형, 상품 담보형, 알고리즘형으로 나눠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USDe처럼 자산을 보유하면서 파생상품으로 가격 변동을 상쇄하는 합성 구조도 있다. 실제 코인 중에는 여러 방식을 섞어 쓰는 경우가 있어 이름표 하나로 끝내기 어렵다.

    생활비를 원화로 쓰는 입장에서는 한 가지를 먼저 짚고 싶다. 1달러를 잘 지키는 코인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은 달라진다. ‘무엇을 기준으로 안정적인가’부터 알아야 종류도 덜 헷갈린다.

    1. 달러 기준과 원화 기준

    가령 100개를 보유한 코인이 계속 1달러를 유지한다고 하자.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일 때는 14만원이지만 1,300원이 되면 13만원이다. 거래 수수료와 시장 가격 차이를 제외한 단순 계산이다.

    코인은 목표를 지켰는데 원화로는 1만원이 줄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원화 예금처럼 생각하면 여기서 예상이 어긋난다.

    또 가격의 기준과 담보는 서로 다르다. 달러 가격을 목표로 하면서 이더리움 같은 암호자산을 담보로 잡을 수도 있다. ‘암호자산 담보형’이라는 말이 이더리움 가격을 따라간다는 뜻은 아니다.

    가격을 기준에 맞춰 유지하는 것을 페깅, 가격이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을 디페깅이라고 한다. 달러 연동 코인이 0.97달러에 거래되는 것은 디페깅이지만, 1달러를 유지한 채 원화 환산액이 내려가는 것은 환율 변화다.

    2. USDC·USDT, 준비금과 상환의 차이

    법정화폐·금융자산 담보형은 발행사가 코인 가치를 뒷받침할 자산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USDC와 USDT가 여기에 속한다. 흔히 ‘달러 담보형’이라고 부르지만 코인 수만큼 달러 지폐만 쌓아 놓는 구조는 아니다.

    USDC의 준비금은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초단기 환매조건부거래 등으로 구성된다. 회사 운영자금과 구분해 보관하며 준비금에 대한 월별 제3자 검증 보고서도 공개한다.

    USDT의 준비금 범위는 더 넓다. 현금·현금성 자산 외에 대출채권과 비트코인, 금 등도 포함한다. 같은 달러 연동 코인이어도 준비금의 가격이 얼마나 변하는지, 현금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다르게 봐야 하는 이유다.

    가격을 지키는 데는 상환도 한몫한다. 시장에서 1달러보다 싸게 산 코인을 발행사에 돌려주고 1달러를 받을 수 있다면 차익을 얻으려고 코인을 사는 사람이 생긴다. 반대로 시장 가격이 높으면 새 코인을 발행받아 파는 거래가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단, 상환 자격이 있고 비용을 빼도 이익이 남아야 한다.

    여기서 소액 보유자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거래소의 매도 버튼과 발행사의 상환 창구는 다르다.

    USDC는 한국처럼 유럽경제지역 밖에 있는 보유자의 경우, 자격을 갖추고 정상적으로 이용 중인 Circle Mint 계정이 있어야 Circle에 직접 상환할 수 있다. 현재 Circle Mint는 기관 고객용으로 일반 개인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거래소에서 USDC를 샀다고 개인용 달러 인출 창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USDT는 발행사 직접 상환 최소 금액이 10만 달러다. 상환 수수료는 1,000달러와 상환액의 0.1% 중 큰 금액이며, 계정 심사와 승인도 필요하다. 최소 금액인 10만 달러를 상환하면 수수료는 1,000달러, 금액의 1%다.

    이 조건은 2026년 10월 6일 확인한 발행사 안내 기준이다. 소액 보유자가 거래소에서 팔 때 받는 금액은 그 시장의 매수 가격과 수수료에 따라 정해진다. 발행사의 ‘1대1 상환’ 문구가 거래소 매도가까지 고정해 주지는 않는다.

    3. DAI 계열 USDS, 담보를 더 맡기는 이유

    암호자산 담보형에서는 담보 가격이 내려갈 때를 대비해 발행할 코인의 가치보다 더 큰 금액의 자산을 담보로 맡기는 초과담보 방식을 쓴다. 설명을 위해 100달러어치를 발행하면서 150달러 상당의 암호자산을 맡기는 상황을 떠올리면 쉽다. 이 비율은 예시이며 실제 기준은 담보와 프로토콜마다 다르다.

    담보 가치가 정해진 청산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시스템이 담보를 처분해 빚을 갚는다. 여기서 청산되는 것은 담보를 맡기고 빌린 사람의 포지션이다.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서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 보유분이 같은 방식으로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담보 처분이 제때 안 되거나 처분액이 부족하면 코인 전체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초과담보가 있어도 가격 급락, 잘못된 가격정보, 프로그램 오류까지 없애 주지는 못한다.

    DAI로 알려진 Maker 계열의 USDS는 이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금 구조를 ‘이더리움만 맡겨 만드는 코인’이라고 외우면 틀린다. 담보에는 다른 스테이블코인, 암호자산 대출, 단기 미국 국채와 우량 회사채 관련 자산 등도 들어간다.

    USDS에는 USDC와 1대1 교환을 지원하는 PSM이라는 기능도 있다. USDS가 싸졌을 때 사서 USDC로 바꾸거나, 비싸졌을 때 USDC로 USDS를 만들어 파는 거래가 가격을 목표 부근으로 되돌리는 힘이 된다.

    다만 USDC로 교환하는 것은 은행 계좌로 달러를 받는 것과 다르다. 교환에 쓸 유동성과 운영 조건의 영향을 받고, 교환 상대인 USDC의 위험에도 영향을 받는다. USDS를 볼 때는 초과담보 하나뿐 아니라 담보 구성과 교환 기능을 함께 봐야 한다.

    4. PAXG, 1달러 대신 금 1온스

    상품 담보형의 예로 자주 나오는 PAXG는 1개가 순금 1트로이온스에 해당한다. 그 금은 런던의 전문 금고에 보관되고, 보유자는 해당 금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구조다.

    여기서 ‘안정’의 기준은 금이다. 금값이 내려가면 PAXG의 달러 가치도 내려갈 수 있다. 달러 연동 코인과 나란히 놓고 가격이 덜 움직이는지를 비교하기보다, 금을 토큰 형태로 보유하는 상품으로 이해하는 편이 맞다.

    금이 실제로 보관돼 있어도 작은 금액을 바로 금괴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Paxos에서 직접 교환·상환하려면 인증된 고객 계정이 필요하다. 실물 금괴 상환은 금괴 한 개당 최소 430 PAXG와 별도 수수료가 필요하며, 추가 심사가 있을 수 있고 배송도 고객이 책임진다.

    소액으로 금의 일부를 보유하는 것과 실물 금괴를 인도받는 것은 문턱이 꽤 다르다. 달러로 바꾸는 경우에는 고정된 1달러가 아니라 당시 금값을 반영한 견적과 비용이 적용된다. 금값뿐 아니라 보관·상환을 맡은 회사와 거래 경로도 살펴야 하는 상품이다.

    5. 알고리즘형과 USDe의 다른 구조

    알고리즘형은 충분한 현금성 준비금 대신 공급량 조절과 연계 토큰의 교환 유인 등을 이용해 목표 가격을 지키려는 방식이다.

    문제는 가격을 지탱하던 연계 토큰까지 함께 팔릴 때다. 2022년 테라USD인 UST가 무너질 당시에는 가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LUNA 발행량이 늘었고, LUNA 가격 하락과 신뢰 상실이 맞물렸다. 코인을 더 만들어도 사람들이 받아 주려 하지 않으면 목표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다.

    USDe는 이런 알고리즘형과 한데 묶기보다 헤지 기반 합성 달러로 구별하는 편이 정확하다. 가치를 뒷받침하는 자산을 보유하면서 파생상품 포지션을 반대 방향으로 잡아 달러 기준 가격 변동을 줄이려는 구조다.

    예를 들어 보유 자산 가격이 내려가 손실이 나면 반대 포지션의 이익으로 상쇄하는 식이다. 이것은 작동 원리를 단순화한 설명이지 손실이 언제나 정확히 상쇄된다는 보장은 아니다.

    USDe에서는 헤지를 유지할 거래소와 보관기관, 파생상품 거래 조건이 중요해진다. 무기한 선물의 펀딩비가 음수가 되면 숏 포지션 쪽이 비용을 낼 수 있다. 자산을 거래소 밖에 보관하는 방식이 있어도 거래소·보관기관·헤지 운용 위험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직접 발행·상환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Ethena의 고객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심사를 거쳐 허용된 주소가 필요하며, 미국 이용자는 해당 앱을 이용할 수 없다. 거래소에서 USDe를 보유하는 일과 프로토콜에 직접 상환하는 일은 따로 봐야 한다.

    6. 준비금이 충분해도 더 살펴볼 것

    종류를 알고 나면 준비금이 충분한지 보게 된다. 그런데 ‘자산이 있다’에서 멈추면 반쪽만 본 셈이다. 급하게 돈을 돌려달라는 요청이 몰렸을 때 그 자산을 얼마나 빨리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준비금 보고서는 기준일과 대상 자산, 검증 범위를 함께 읽어야 한다. 특정 날짜에 충분했다는 확인이 이후 모든 시점의 상환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 회사 전체 재무제표 감사와 준비금 검증도 살펴보는 범위가 다르다.

    어디에 보관하느냐에 따라 돈을 꺼낼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도 다르다. 거래소에 두면 그 거래소의 출금과 운영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개인 지갑에 두면 직접 키를 관리해야 하고, 잘못된 주소나 네트워크로 보낸 자산은 되찾기 어려울 수 있다. 발행사 쪽에서도 법적 제한이나 기술 문제로 상환이 지연될 수 있다.

    은행 예금과 같은 보호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USDC 약관은 Circle Mint에 보유한 USDC에 예금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준비금이 은행에 보관돼 있다는 설명만으로 코인 보유자에게 예금자보호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은 코인 자체와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USDC와 USDS는 단순 보유만으로 자체 이자가 생기지 않는다. 별도의 예치·대출·저축 기능에 넣어 수익을 받는다면, 그때부터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언제 꺼낼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생활비처럼 날짜를 맞춰 써야 하는 돈이라면 화면의 1달러보다 실제로 돌려받을 경로와 시간이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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